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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이야기

[칼럼] 심한 냉대하(생식기 염증), 임신을 방해하는 원인이 되기도

by 움이야기 2013. 9. 9.






환절기, 감기의 계절입니다. 열도 나고, 콧물도 질질 나고, 기침도 나고...


냉대하는 여성의 생식기 감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같은 바이러스는 아니지만, 질분비물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고 심하면 질, 자궁내막, 난관, 골반강등으로 염증이 퍼져서 열이나거나 통증이 생기기도 하지요. 질염, 자궁내막염, 난관염, 골반염 등의 진단명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한의학 정식 병명은 대하(帶下)라고 합니다. (이하 대하(帶下)로 표기)


코의 점막을 생각해보면 콧물이 밖으로 흘러나오는 것은 비정상, 너무 건조해서 말라 있는 것도 비정상. 약간 촉촉한 것이 정상이지요. 질분비물이 많은 것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는 경우가 많은데, 질의 조습(燥濕)도 비슷하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만 배란기 전후, 생리직전 며칠은 정상적으로 분비물이 늘어나서 밖으로 흘러나올 수 있습니다.


이러한 대하(帶下)가 난임(難姙)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적당한 착상환경이 되려면 너무 습해도, 너무 건조하도 안되고, 너무 차도 문제지만 염증으로 열이 올라도 안 되기 때문이지요. 이는 정자의 자궁 내 진입과 생존에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고, 수정란의 착상을 방해할 수도 있습니다.


질분비물이 늘어나는 원인은 습열(濕熱), 즉 생식기 쪽으로 습기와 열이 과다된 상태입니다. 
습열(濕熱)이 생기는 이유는 다양하며, 그 원인에 따라 처방이 많이 틀려집니다.


첫째, 식생활이 좋지 않거나 체질적으로 소화기가 허약해서 비위에서 습기를 잘 조절해 주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몸에 양기가 매우 허약해서 냉증을 심하게 느끼는 경우도 여기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비위의 기능을 보하고 양기(陽氣)의 강하게 해주면 자연스럽게 습기가 조절되면서 냉이 줄어들게 됩니다.


둘째, 심한 스트레스로 간의 기운이 막혀서 간와 비장의 밸런스가 깨지면서 습열이 생기는 경우입니다. 간의 기가 흐르는 간경락이 생식기를 지나기 때문에 이런 경우 심한 가려움증과 화농성분비물이 다량 나오기도 합니다. 간의 열을 식히고 기순환을 도와주면 염증이 가라앉게 됩니다.


셋째, 신장에 허화(虛火)가 생긴 것입니다. 태생적으로 신장의 기운이 허약하거나, 잦은 성생활로 인해서 신장이 과열된 것입니다. 신혼 초에 종종 발생할 수 있고, 방광염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성생활과 음주를 쉬고, 다른 원인들도 몇 가지 있지만, 위의 세가지 원인이 흔히 볼 수 있는 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서양의학에서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증으로 정의하기 때문에 항생제 처방을 기본으로 하지만, 한의학에서 접근하는 냉대하의 치료를 그 치료 방향이 여러 가지입니다. 항생제처럼 염증을 가라앉히는 한약이나 약침치료도 있지만, 여러 가지 치료방법 중에 하나이지요. 생식기의 문제로만 보기보다는 역시 전체적인 관점에서 장부 사이의 균형과 한열(寒熱), 조습(燥濕) 조절을 치료 방향으로 합니다.


생각보다 대하(帶下)는 만성화 경향이 있는 질환이고, 생활습관 관련 질환이기도 합니다. 원인을 찾아 치료하고, 식생활, 의생활, 수면조절, 스트레스 조절에 대해서 상담 받고 실천하는 것이 근본적인 개선을 할 수 있는 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임신을 준비하고 있거나, 난임(難姙)으로 치료중인 분들이라면, 질 분비물을 살펴보고 배란주기에 따른 정상적인 변화인지, 비정상적 상태인지를 관찰해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