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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과 생활 Tip

임신에 대한 상식들 잘 알고 계신가요?

by 움이야기 2014. 3. 21.

최근 미국의 유명 산부인과 저널에 조금은 ‘단순한’ 내용의 연구 결과가 실렸습니다.

가임기 여성의 임신과 관련한 지식에 대한 설문조사였는데, 그 결과는 생각보다 놀라웠습니다. <글 아래 기사 요약 첨부>

물론 미국여성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이므로, 한국 여성들의 상황과는 조금 다를 수 있겠지만, 진료실이나 생활 속에서 만나는 여성들 중 배란, 월경, 임신 등과 관련된 ‘여성의 몸’에 대한 상식이 별로 없거나 열심히 검색해서 알아보지만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경우는 종종 보게 됩니다.

 

예를 들면,

► 난소의 기능은 생리를 하고 있는 동안에는 일정하게 유지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

(실제는 난소 기능은 나이가 들수록 떨어지기 때문에, 너무 늦은 결혼이나 장기간의 피임은 생식의 관점에는 바람직하지 않지요)

► 부부관계를 하면 언제든 임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믿는 것

(배란일에 관계를 하는 것이 성공 확률이 높고, 시기에 따라 임신 가능성은 매우 다릅니다.

임신 확률은 대략 배란 2일전 11% 1일전 15% 배란일 20% 1일후 26% 2일후 15%정도)

► 배란일이 언제인지 계산 할 줄 모르는 것

(월경 주기를 잘 기록해 두는 것이 기본, 요즘은 어플리케이션이 알려주기도 합니다만, 100% 정확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유용한 편이며, 날짜계산법, 기초체온표 측정법, 배란점액 확인법, 배란테스트기의 사용, 초음파 확인법 등으로 알 수 있습니다. 임신을 위한 경우든, 피임을 위한 경우든 본인의 배란일을 아는 것은 기본입니다)



                 기초체온 기록의 예시


► 어느 정도 월경통은 다 있다는 것

(월경통이 있는 많은 여성 중에 다른 사람들도 다 그런 줄 알고 참고 지내는 사례가 많습니다. 월경통이 없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 외 정상 월경의 양상도 알고 있어야죠. 정상 월경은 25-35일 사이 주기의 규칙적 이고, 통증이 없고, 덩어리가 많지 않고, 일반 혈액의 색보다 약간 짙은 색, 총 3-7일간 지속되며 1-2일간은 양이 많다가 그 외 기간 줄어드는 양상)

►배란점액이 뭔가요?

(배란기 전후로 배란 점액이 흘러 나오는 것이 정상 반응. 자궁경부를 막고 있던 찐득한 점액이 평소에는 정자의 통과를 방해하다가 가임기때 정자가 잘 통과하고 질의 ph를 조절해 주어 잘 살아남을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하를 하는 것이 배란 점액. 이 변화를 감지하고, 가임기를 파악해 볼 수 있습니다. 점액의 상태가 좋이 않은 것이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성교 직후 배뇨, 샤워 하는 것이 당연?

성교 직후 일어나서 소변을 보거나 샤워를 하러가는 습관은 임신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위생적인 성교가 중요하지만, 임신을 위해서는 정자가 자궁 안으로 이동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성교후 정상적으로 다량의 정액이 질외로 흘러나오기는 하고, 꼭 누워 있어야만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즉시 배뇨나 기립으로 인해 너무 많은 양이 밖으로 흘러나오는 것은 임신에 불리합니다.



이와 같이 상식적일 것 같은 내용을 모르고 있는 여성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도 생각보다 그런 경우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네요.

 

반면, 요즘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정말 많은 정보들은 접하고, 의사보다 더 똑똑한 환자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이런 분들은 또 다른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옳은 정보와 그른 정보를 분간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고, 또 하나는 개인적인 체질차이나 상황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누가 좋다더라’는 이야기만 들으면 일반화 시켜 본인에게 적용시키는 문제가 크게 나타납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마음이 이해는 갑니다만, 불안하고 조급한 마음으로 인해 상황이 더욱 꼬여가는 경우가 있지요.

체질에 맞지도 않은 건강 보조 식품들을 무분별하게 복용하는 경우가 대표적. 음기를 보강해야하는 양인 체질인데, 몸을 따뜻하게 해야한다고 계속 인삼, 홍삼, 계피, 쑥 등을 장복하는 경우라든지, 양기가 정말 약한 사람이 민들레, 쇠비름, 익모초, 다시마 등을 남들이 좋다는 말 한마디에 장복해서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지요.

 

진료실에 제가 이런 부분을 교정해 드리고, 정보를 정리해 드리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열심히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이유가, 이런 문제를 좀 해결해 보고자 하는 목적도 있습니다.

 

임신을 준비하든, 피임을 진행 중이든 내 몸에 대해 아는 것은 중요합니다.

인체의 정상적인 반응인 생리적인 부분에 대한 상식들은 충분히 공부해 두는 게 좋습니다. 개인 체질의 차가 있을 수는 있는데, 좀 더 나아가서는 내 몸의 약한 부분과 강한 부분을 알아두면 좀 더 평소 건강관리에 유리한 면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문제에 따른 치료의 부분은 전문가와 상담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좋다는 것이 내게는 독이 될 수도 있고, 쓸데없는 시간낭비 돈낭비를 하고 있는 일이 될 수 도 있습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산부인과 저널에 실린 내용을 소개한 기사를 요약 전달해 봅니다.

 

[기사원문] http://www.kormedi.com/board/list.aspx?board=cmsence&idx=98739&sp=1

 

미국 예일 의과대학원 연구팀이 18-40세 가임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한 결과 절반 이상이 가임기 동안의 건강관리법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으며 산부인과 전문의 등과 상담해본 경험도 없었다고 한다.

25%의 여성은 성적 접촉으로 인한 감염, 불규칙한 월경주기, 흡연, 비만 등이 잠재적으로 임신에 미칠 영향과 부작용에 대해 잘 알지 못했으며, 20%의 여성은 나이와 임신의 영향 관계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다.

설문에 참여한 여성의 절반이 종합비타민제, 엽산 등의 영양제가 태아의 선천적 장애 위험률을 낮춘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는 점 역시 드러났다.

설문에 응한 여성의 40%는 가임 기간 동안 그들의 난소에서 계속 새로운 난자가 생산된다고 믿었는데, 이러한 오해는 여성들이 임신을 미루는 현상이 두드러지는 사회일수록 더 확연히 나타났다고 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배란기 때 수정이 잘 일어난다는 사실은 설문 참여 여성 중 오직 10%만이 알고 있는 임신 상식이었다. 이번 연구는 ‘임신과 불임(Fertility & Sterility)’ 저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