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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여성마음연구소

실패한 불임치료 이후 정신건강 살펴야

by 움이야기 2014. 9. 28.

불임치료는 그 자체로 큰 스트레스입니다. 매달 배란유도제나 주사를 맞으며 느끼는 몸의 불편함 뿐 아니라 알 수 없는 결과에 대한 불안, 초조, 긴장이 더해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실패한 불임치료는 더욱 큰 스트레스입니다. 큰 기대에 대한 실망과 함께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으로 부쩍 자신감을 잃게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패한 불임치료에 대해 마음을 추스리고 토닥일 여유도 없이 많은 경우 서둘러 다음 치료사이클을 반복할 뿐입니다.

 

최근 1995-2000년 사이에 불임치료를 받은 7000여명의 네덜란드 여성을 대상으로 11-17년이 지난 후 정신건강상태를 살펴보는 대규모 연구가 진행되어 생식의학저널인 <Human Reproduction>에 소개되었습니다('Do children make you happier? Sustained child-wish and mental health in 11-17 years after fertility treatment').  연구대상자들을 분석했을때 인공수정이나 시험관시술 등 불임치료를 받았던 여성들 중 20.9%는 여전히 아이가 없는 상태였고, 5.9%의 여성은 계속해서 아이를 갖기 원하는 상태였습니다. 이 연구에서 눈에 띄는 결과는 정신건강상태와 가장 밀접한 관련은 '아이를 갖고자하는 지속적인 바람 (sustained child-wish)'으로 이를 갖고 있는 여성들이 그렇지 않은 여성들에 비해 정신건강상태가 2.8배나 좋지 않았습니다. 심지어는 아이가 있지만 더 아이를 갖고자 하는 바람을 갖고 있는 여성 그룹의 정신건강이, 아이는 없지만 이제 더 이상 아이를 갖고자하는 바람이 없는 여성 그룹에 비해서도 1.5배나 좋지 않았습니다. 연구를 진행한 영국 카디프 대학의 Sofia Gameiro 박사는 불임치료 실패가 여성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장기간의 영향에 대해 보다 큰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2년만에 영국에서 돌아와 다시 진료를 시작하면서 그동안 임신한 환자분들의 소식을 듣기도 하고, 어렵게 첫 임신과 출산을 하고 두번째 임신준비를 위해 다시 한의원에 오시는 환자분들을 반갑게 만나기도 합니다. 또한, 이제 햇수로 12년째 진료실에서 환자를 만나면서 불임치료를 하다가 임신을 하지 못한채 갱년기를 맞이한 분들의 안타까운 사연도 듣습니다. 여전히 '난임'이라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그 길에 서 있는 분들이나 비록 목표를 이루지는 못했어도 여전히 인생의 중심의 서있는 여성분들 모두를 응원하며, 임신이라는 바람이 가장 소중하고 반짝이는 나의 인생을 힘들게하는 억압과 스트레스가 되지를 않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