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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과 생활 Tip

생식기능을 돕는 석기시대 다이어트

by 움이야기 2014. 10. 3.

<진화의 역사에서 배우는 여성건강의 지혜> 음식

 

인류의 진화의 역사를 오스트랄로 피테쿠스 이후 약 300-400만년이라 본다면 우리 조상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수렵-채집인 (hunter-gatherer)으로 보냈습니다. 정착생활을 하며 농사를 짓고 가축을 기르기 시작한 것은 14,000년이 채 되지 않으니 기나긴 진화의 역사에서 보자면 아주 근래의 일입니다.

 

우리 몸의 생리, 대사과정은 아주 천천히 진화합니다. 농경, 목축생활을 시작하며 일어나 생활환경의 변화로 우유를 소화시킬 수 있는 유전자변이가 나타나기는 했지만, 아직도 여전히 우리 몸은 인류의 역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수렵-채집인 시절에 맞춰져 있습니다. 반면에, 우리의 생활환경, 특히 식생활은 급격한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농경생활을 시작하면서 곡물의 섭취가 많아지고, 필요한 야채를 재배하고 가축을 길러 음식으로 사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편하게 필요한 음식을 공급받게 되었지만 수렵-채집 시대에 비해 먹는 음식의 다양성은 현저히 떨어졌습니다. 게다가 근래에 와서는 인스턴트, 패스트푸드 등 전에 보지 못한 새로운 음식들이 출현하였습니다.

 

여전히 우리의 몸은 수렵-채집을 주로 하던 조상들의 생리기능에 맞춰져있는데, 그때와는 전혀 다른 현대인들의 식생활이 건강에 미치는  부조화 (mismatch)는 비만, 대사이상, 성인병 등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합니다.

 

석기시대 다이어트

 

그렇다면 석기시대 조상들은 어떤 음식을 주로 먹었을까요?

 

수렵-채집인이었던 인류의 조상들은 현대인들에 비해 많은 육식을 했습니다. 부족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이들은 음식의 20-65% 정도를 고기로 섭취했습니다. 그러나 이 시대의 육류는 사냥을 통해 잡은 야생동물들이라 현대인들이 주로 먹는 가축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야생동물은 기름기가 아주 적어, 예를 들면 사냥을 통해 얻은 3kg의 고기를 먹었을 때 섭취하는 칼로리가 약 3000 Kcal라면, 이를 같은 양의 가축류로 대치했을 때의 열량은 약 12,000 Kcal로 약 4배나 높습니다. 다시 말하면, 이 시기의 인류는 육식을 많이 하기는 했지만 저지방, 특히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의 섭취비율이 높았습니다.

 

석기시대의 조상들은 곡식과 야채를 재배해 먹기 시작한 시기한 농경시대 이후의 식단에 비해 씨앗, 과일, 뿌리류, 견과류 등 훨씬 다양한 음식들을 섭취했습니다. 빠르게 혈당을 높일 수 있는 정제된 탄수화물 섭취는 거의 없었고, 야생에서 자라는 음식들은 재배하는 음식들에 비해 미네랄,비타민 등이 훨씬 풍부했습니다. 사냥을 하다가 열매, 꿀 등의 간식을 즐기기는 하였지만 이는 어쩌다 만나는 즐거움일 뿐, 현대인들처럼 단 음식, 군것질에 일상적으로 노출되는 일은 없었습니다.

 

석기시대에는 포화지방산보다는 불포화지방산의 섭취가 훨씬 많았고, 특히 오메가 3와  오메가 6의 섭취비율이 1:3 정도로 현대인 (서구인이 약 1:12)에 비해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또한 건강을 해치는 '트랜스 지방산'은 존재조차하지 않았습니다.

 

농경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급격히 증가한 곡물, 채소의 섭취는 식물성 에스트로겐 (Phytoestrogen) 수치를 급격히 증가시키면서 오히려 인체내의 여성호르몬 생성, 분비를 저하시켰습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번에 이어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임신을 돕는 식단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이 석기시대 사람들과 똑같은 음식을 구할 수도 없을뿐더러, 석기시대의 식단이 라이프스타일이 전혀 다른 현대인들에게도 건강을 위한 완벽한 식단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수백만의 진화의 역사에서 인류의 생리기능이 가장 익숙하게 적응해온 석기시대의 다이어트에서 임신을 기다리는 여성들을 위한 최적의 식단에 대한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1. 적절한 육식은 오히려 생식기능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다만, 기름기가 적은 고기, 가급적 좋은 환경에서 스트레스 없이 좋은 사료를 먹고 자란 가축의 고기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 공장형 사육으로 길러지는 일부 가축들은 열약한 환경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생활하고,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호르몬 처리된 사료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여성의 몸에 들어와 호르몬을 교란시키는 내분비교란물질로 작용합니다.

 

2. 지나친 채식 위주의 식사, 특히 식물성 에스트로겐을 많이 함유한 음식에 치우친 식사는 생식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야채와 과일은 가급적 햇볕을 듬뿍 받은 제철의 유기농으로 다양한 종류를 고루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3. 흰 쌀, 흰 밀가루, 흰 설탕 등의 정제된 탄수화물은 가급적 줄입니다. 현미밥, 호밀빵 등의 정제되지 않은 복합 탄수화물을 권합니다.

 

4. 동물성 기름인 포화지방산은 가급적 피하고 생선, 견과류, 식물성 기름 등에 많이 포함되어 있는 불포화지방산을 섭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