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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이야기

난소나이가 많다고? AMH가 낮은 난임 대처하기

by 움이야기 2014. 11. 17.

난임여성들에게, 특히 나이가 많은 고령의 여성들에게 '앞으로 내가 임신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남아있는지'는 매우 궁금하면서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불행히도 생식을 할 수 있는 생물학적 시계(biological clock)는 한정되어있고, 특히 여성의 경우 35세가 넘으면 이 시계의 초침이 급격히 빨라지기 때문입니다. 최근 몇 년사이에 '난소나이'를 알 수 있다는 검사가 각광을 받으며 임상에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데 바로 AMH 검사입니다.

 

AMH란?

 

AMH는 항뮐러관 호르몬(Anti-Mullerian Hormone)의 약자로 난포의 과립막 세포에서 분비됩니다. 여성은 태어날때 약 2 백만개의 원시난포를 가지고 태어나 사춘기에 이르면 이 난포가 약 30-50만개가 되고, 초경을 시작하게되면 매달 이 난포들을 사용하여 배란과 월경을 하는데, 이 난포들이 소진되면서 폐경에 이르게 되는 것이지요. AMH는 난소의 예비력(ovarian reserve), 다시 말해 배란을 위해 사용 가능한 난포가 얼마나 남았는지를 볼 수 있는 지표가 되며, 나이가 들면서 배란에 가용한 난포의 갯수가 줄어들기때문에 AMH 수치도 떨어지게 됩니다.

 

나이에 따른 AMH 변화

 

AMH 호르몬은 나이가 들면서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수치가 0에 가까우면 곧 폐경이 될 거라는 예고이기도 하지요. 그러나, 아직 나이에 따른 정상 AMH 수치의 기준이 정해져있지는 않습니다. 이는 인종에 따라,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거기에 대한 대규모 연구가 아직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1993년부터 2007년까지 유럽여성 2320명을 대상으로 한 AMH 수치 측정이 참고자료가 될 수는 있겠습니다 (아래 그래프: J Clin Endocrinol Metab, May 2013, 98(5):2111). 규칙적인 월경을 하는 비흡연 여성의 경우 25-30세에서 2-2.7 ng/ml, 30-35세에서 1.5-2 ng/ml, 35-40세에서 0.8-1.5ng/ml 정도였습니다.  

 




AMH에 영향을 주는 인자들

 

위 그래프에서 보듯이 AMH 수치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인자는 나이입니다. 한정된 숫자를 가지고 태어난 원시난포가 나이가 들면서 줄어들기 때문이지요. 이와 함께 위 연구에서는 피임약 복용과 흡연이 AMH를 현저히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흡연자의 난소나이가 비흡연자에 비해 2살이나 많아, 이를테면 원래 35세인 흡연여성의 난소나이는 약 37세 가량이었습니다. 나이의 영향을 많이 받기때문에 AMH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하강하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위 연구에서도 피임약을 중단하면서 AMH 수치는 다시 높아졌으며, 2013년 <Fertility & Sterility>에 발표된 논문('Frequency of clinically significant changes in female serum AMH values when remeasured within 1 year')에서도 1년 이내 AMH를 재측정했을 때 10명 중 1명에서 수치의 현저한 변화가 있었으며, 이 중 37%는 수치가 상승한 경우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AMH가 낮으면 임신이 어렵나?

 

AMH가 낮다는 진단을 받게되면, 앞으로 임신할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을것 같아 급하게 보조생식술을 서두르는 경향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AMH가 낮다고 해서 자연임신이 안되는 것도 아니며, AMH 수치가 시험관임신 성공률을 결정하는 것도 아닙니다. AMH는 보조생식술 과정에서 과배란을 시킬 때 얼마만큼의 용량으로 약물자극을 할지를 정하는데 의미있는 수치입니다. AMH가 높은 경우에는 저용량으로도 원하는 숫자의 난포를 키울 수 있고, AMH 수치가 낮은 경우에는 고용량의 약물자극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Fertility & Sterility>에 발표된 Kalmbach 등의 논문(2013)에서는 AMH 0.6 이하에서는 난소반응 불량으로 난자채취를 못하고 시험관시술을 중도 취소한 비율이 20.5%로 현저히 높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연구에서 AMH 수치와 임상적 임신율 사이에는 뚜렷한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주된 결과입니다(참고논문: 'Predictive power of anti-mullerian hormone (AMH) for In Vitro Fertilization (IVF) cycle outcomes in women with severe diminished ovarian reserve(DOR)' 등).   

 

한의학적 관점에서 본 AMH 저하, 신허

 

한의학적 관점으로 보면 AMH의 저하는 신허(腎虛)로 인한 난임과 관련있습니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신(腎)이란 양방에서 말하는 신장, 즉 콩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몸의 타고난 선천적 기운을 말합니다. 태어날 때부터 이 기운을 약하게 타고난 사람도 있고, 나이를 먹으면서, 또한 양생(養生)을 잘 못하면서 이 기운이 급격하게 약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신(腎)은 임신을 주관하는 생식에너지의 근본이기때문에 이 기운을 보강해주는 것은 난임치료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AMH가 낮다는 진단을 받았다고해도 절망하고 자연임신을 포기하기보다는 신기능을 보강하는 치료로 최대한 임신기능을 돕는다면 자연임신은 가능합니다.

 

AMH가 낮은 난임여성의 자연임신 사례  http://wombstory.tistory.com/3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