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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이야기

미세수정 시험관, 비용 대비 효과는 "글쎄...?"

by 움이야기 2015. 1. 23.

1978년 영국에서 세계 최초의 시험관아기인 루이스 브라운이 태어난 이후 보조생식술의 기술은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흔히 '미세수정 시험관'이라고 불리는 세포질내 정자주입술(ICSI: Intracytoplasmic sperm injection)이 대표적입니다. 일반적인 시험관시술은 여성의 난소에서 채취한 난자와 남성의 정자를 실험실 접시 위에 함께 두어 자연수정이 되도록 한 후 이 수정란을 여성의 자궁내에 이식한다면, 세포질내 정자주입술은 정자 한마리를 난자의 세포질 내로 미세조작기를 통하여 직접 주입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이는 정자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중증의 남성불임의 임신을 돕는 획기적인 방법으로 알려져왔습니다. 이론적으로는 단 한마리의 정자만으로도 수정란을 만들어 임신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미세수정 시험관에는 고려해야할 단점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시술비용이 높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유전자 이상위험이 높다는 것입니다. 연구에 의하면 미세수정 시험관의 유전자 이상위험(유전질환, 선천적 기형, 지적장애, 자폐 등)이 일반 시험관시술에 비해 1.5-4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이러한 단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임신률만 높일 수 있다면 기꺼이 장점을 취할 수 있을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2015년 1월, 미국의학저널(JAMA: Journal of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실린 최신 연구 결과('Trends in Use of and Reproductive Outcomes Associated With Intracytoplasmic Sperm Injection'), 미세수정 시험관시술의 착상률과 임신율이 남성불임인자가 있는 경우는 일반 시험관과 비슷한 정도이고, 남성불임인자가 없는 경우에는 오히려 일반 시험관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의 질병관리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연구팀이 1996년부터 2012년까지의 국가보조생식술관리시스템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미세수정시험관은 1996년 36.4%에서 2012년 76.2%로 두배가량 높아졌는데, 이는 원인불명불임을 포함한 남성불임요인이 없는 경우의 미세수정시술율이 현저히 높아졌기(15.4%->66.9%) 때문입니다.

 

남성불임인자가 있는 경우에서 보조생식률의 결과(착상률, 임상적 임신율, 생존아 출산율)는 미세수정시험관시술과 기존의 시험관시술이 거의 비슷했습니다. 다만, 미세수정 시험관에서 시험관 중도 취소율이 낮은 것으로 보아, 남성불임 인자가 있는 경우 미세수정이 수정에 유리하다는 것을 간접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남성불임인자가 없는 경우, 예를 들면 원인불명불임, 2회 이상의 시험관실패 경험이 있는 경우, 여성의 나이가 많은 경우(38세 이상), 채취된 난자수가 적은 경우(5개 미만)-모두 흔히 미세수정이 권유되는 경우입니다- 착상률이나 임상적 임신율, 생존아 출산율 모두, 일반적인 시험관시술에 비해 미세수정 시험관시술이 "적지만 의미있는(small but significant)" 정도로 낮았습니다. 미국 질병관리예방센터 연구진들은 "정자세포질내 주입술이 수정률을 향상시킬 수는 있지만, 원인불명 불임, 고령인 여성, 난자수가 적은 경우 착상률이나 임신률을 향상시키지는 않는다"고 결론내리고 있습니다.

 

임신에 대한 절실함을 가지고 있는 난임부부들에게 고비용이나 건강위험 등은 부수적인 문제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과마저도 좋지 않다면 이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봐야합니다. 첨단기술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라고 연구결과는 설명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