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율을 좌우하는 착상기능
1978년 첫 시험관아기가 태어난 이후, 시험관시술은 이제 전세계적으로 매우 대중적인 보조생식술이 되었습니다. 원래는 난관이상이나 심한 정자이상으로 인한 불임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고안되었으나, 이제는 원인불명불임, 결혼이 늦어지면서 마음이 급해진 고령여성들의 임신을 위한 옵션으로 선택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의과학 기술의 급격한 발달에도 불구하고 시험관임신 성공률은 여전히 시술주기 당 25-30%의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반복되는 착상실패때문입니다. 착상실패의 원인은 아직 뚜렷하게 밝혀져있지는 않지만, '자궁내막의 수용성'과 관련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보조생식술 시 필수적으로 이루어지는 과배란시술은 여러개의 난포를 자라게 하여 이식할 수 있는 수정란 갯수를 증가시킨다는 장점은 있지만, 여러개의 난포를 성장시키면서 증가한 에스트로겐이 뇌하수체에 음성 피드백을 줘서 뇌하수체 호르몬인 FSH와 LH 분비를 억제, 이로인해 프로게스테론 분비가 억제되면서 자궁내막의 안정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으며 이를 보강하기 위해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을 주사나 질정으로 투약합니다.
착상기능을 돕는 착상탕
한의학에서 착상기능을 돕는 치료로 '착상탕'을 처방합니다('시험관임신 돕는 착상탕, A to Z') . 저는 시험관시술시 난자채취 후 착상탕을 투여한 경우 임신율이 현저히 증가했다는 임상연구결과를 2001년 <한방부인과학회지>에 발표하기도 하였습니다. 착상탕은 임신을 주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기능과 비기능을 돕는 약물로 구성됩니다. 임상적으로 효과와 안정성이 입증되어있기는 하지만, 과학적으로 어떠한 기전이 착상을 돕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한약이 착상기능을 돕는 기전에 대한 중요한 힌트를 주는 연구가 발표되어 이를 소개합니다.
실험연구
2011년 <Journal of Ethnopharmacology>에 발표된 논문으로 쥐를 대상으로 한약을 투여한 후 자궁의 착상률과 임신율을 비교, 분석하였습니다('Extracts from a traditional Chinese herbal remedy(Zyuyun recipe) improve endometrial receptivity in mice with embryonic implantation dysfunction and ovulation stimulation').
고나도트로핀으로 과배란을 한 그룹과 mifepristone이라는 사후피임약으로 착상기능을 인위적으로 떨어뜨린 그룹에서 임신율이 현저히 떨어졌는데, 과배란이나 mifepristone 투여 후 한약투여를 한 그룹에서는 착상률과 임신율이 현저히 높아졌습니다.
| 총 개체수 | 임신한 개체수 | 임신한 쥐의 착상부위 수 | 임신율 |
아무 처치도 안한 군 | 18 | 15 | 13.8±1.42 | 83.33% |
과배란 유도군 | 15 | 1 | 18 | 6.67% |
과배란 유도 후 한약투여군 | 22 | 12 | 14.5±5.35 | 54.55% |
Mifepristone 투여 그룹 | 16 | 3 | 6.67±1.16 | 18.75% |
Mifepristone 투여 후 한약투여군 | 23 | 15 | 10.13±3.18 | 65.22% |
한약 투여 군 | 21 | 16 | 14.13±1.86 | 76.19% |
이 연구에서는 면역조직화학검사를 통해 자궁내막의 LIF(leukaemia inhibitory factor)와 integrin beta3 subunit의 수치도 분석하였는데, 자궁내막이 착상에 적합한 상태에서 높게 나오는 것으로 알려진 이 두 인자 또한 과배란 유도군과 mifepristone 투여군에서 현저히 감소했고, 처치후 한약투여군에서 증가하였습니다. 따라서 한약을 통한 착상, 임신율의 증가는 자궁내막의 수용성 증가와 관련있을 것으로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 연구에서 쓰인 한약은 음양곽, 파극, 토사자, 두충으로 모두 신기능을 돕는 대표적인 한약재입니다.
착상은 시험관시술, 인공수정 등 보조생식술의 성공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지만, 자연임신을 시도하고 있는 여성이나 반복유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에게도 건강한 임신을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할 과정입니다. 신기능을 보강하는 한약치료로 착상기능을 강화한다면 시험관임신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반복적인 착상실패로 인한 난임, 반복유산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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