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불임이야기

어린 시절 스트레스, 난임 위험 높여

by 움이야기 2015. 9. 14.

어린 시절 스트레스, 난임 위험 높여





오늘 아침 영국 더럼 대학의 지도교수님께 메일을 받았습니다. 함께 읽어보면 좋을 논문을 발견하셨다고요.

제가 영국에서 했던 공부는 환경이 생식 기능에 미치는 영향, 그중에서도 정신적 스트레스와 생식력의 관계를 진화인류학적 관점으로 살펴보는 것인데요. 한국에 들어와 다시 진료를 시작하면서 잊고 있었던 연구 주제를 다시 접하면서 공부에 대한 욕심이 다시 모락모락 피어오르네요.


오늘 읽은 논문의 내용은 어렸을 때 받았던 학대, 정신적 스트레스의 경험이 이후 여성의 생식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 메커니즘은 무엇인지를 추론하는 연구입니다.





<심신산부인과학회지>에 발표된 연구는 18~45세 사이 생식 연령에 있는 여성 742명을 대상으로 어린 시절의 경험과 월경, 생식력의 상관관계를 조사하였습니다. 설문지와 인터뷰를 통해 12세 이전의 경험을 파악하고, 3개월 이상의 무월경 경험이 있는지, 임신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는지, 임신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를 조사하여 상관성을 통계 처리하였습니다.


그 결과 어린 시절 나쁜 경험(Adverse childhood experience: ACE), 특히 신체적 학대, 성적 학대, 부모의 약물 복용, 방치의 경험 횟수가 높을수록 성인이 되어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쁜 경험이 가장 많은 군에서 없는 군에 비해 임신의 어려움이 2.75배 높았고, 3개월 이상의 무월경 위험도 2.54배 높았습니다.


엄마 뱃속, 어린 시절의 스트레스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을 지속적으로 활성화하면서 코티졸 분비를 높이고, 이 변화가 월경, 임신을 주관하는 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 축에 영향을 미치면서 생식력을 저하하는 것으로 연구자들은 추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