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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 다이어리

[책이야기] 봉고차 월든, 잉여 청춘의 학자금 상환 분투기

by 움이야기 2015. 11. 6.

19세기 미국의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는 '월든(Walden)' 호숫가 옆에 작은 오두막집을 짓고 자급자족하는 소박한 삶을 살았습니다.


21세기 미국의 대학 졸업생, 켄 일구나스는 작은 봉고차 안에서 '월든'의 삶을 구현하였습니다.





'잉여 청춘의 학자금 상환 분투기'라는 부제가 붙은 <봉고차 월든>은 졸업 후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도 못하고 남은 거라고는 3만2천 달러의 빚더미뿐인 한 청춘이 고군분투하며 빚을 갚고, 인문학을 공부하면서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켄 일구나스 자신의 이야기입니다.





지극히 평범한, 딱히 잘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던 켄은 그냥 '남들도 다 가는 것 같아서' 대학에 갔습니다. 졸업 후 역사학과 영문학 학사 학위를 받기는 했지만 특별한 기술도 없고, 취업 시장은 꽁꽁 얼어 붙어있었지요. 대형 마트의 카트 정리 등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어느 날 알래스카로 떠났습니다. 빚을 갚겠다는 일념 하나로요. 척박한 땅 알래스카에서 칸은 다양한 인간군상을 만나고, 대자연의 품에서 새로운 용기도 얻습니다.


드디어 빚을 청산하고 이제 칸은 원하는 공부를 찾아 '인문학 프로그램' 과정을 시작합니다. 지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고 봉고차 한대를 구입하여 집으로 개조하고 학교 주차장에 거주하는 실험을 하게 되었지요. 단순하게 살면서 소비를 최소화하는 삶, 끝없는 욕망을 경계하며 자립하는 삶, 이를 통해 칸은 자신을 발견하고 자유를 얻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빚으로 시작하는 청년들, 막막한 취업 전망…. '이거 혹시 우리나라 이야기 아냐?' 공감 백배였습니다. 빌 브라이슨을 연상시키는 작가의 유쾌한 문체 덕분에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까지 손을 뗄 수가 없었고요.

우리에게는 알래스카도 없고, 모두가 봉고차에 살 수도 없지요. 사치하고 게을러서 잉여 청춘이 된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중요한 것은 사회를 바꿔가는 것이지만…. 일단은 잠시 숨을 고르며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이 책이 힌트가 되어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