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에세이

갱년기 호르몬제 치료, 어떻게 할까?

by 움이야기 2015. 11. 14.

갱년기 이후 호르몬 대체요법(HRT: Hormone Replacement Therapy)에 대한 논란이 영국에서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최근 영국의 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are Excellence(NICE)에서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 상열감(hot flush), 저녁에 심하게 나는 땀(night sweats)으로 힘들어하는 폐경 여성에게 호르몬치료를 권하도록 하는 새 가이드라인을 발표했기 때문입니다(관련 기사 "Doctors urged to prescribe HRT menopause treatment despite 'cancer risks').


 <사진 출처 Independent>


NICE의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영국에서 폐경 이후 호르몬 대체요법 처방이 반으로 줄었는데, 어떤 다른 치료도 HRT만큼 효과적이지 않기 때문에 일부 암 발생에 대한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위험보다는 이득을 취하도록 하는 것이 이번 새 가이드라인의 취지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옥스퍼드 대학 보건역학 교수인 Klim MacPherson은 "이번 NICE의 가이드라인은 HRT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하고 있으며, 향후 10년간 유방암, 심혈관질환, 난소암 발병 숫자를 수천만까지 증가시킬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Cancer Research UK의 Julie Sharp 박사도 "암과 호르몬 대체요법의 관계는 잘 확립되어 있으며, 연구를 통한 증거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갱년기 호르몬치료에 대한 논란은 2002년 미국 국립보건원의 연구 결과로 일단락이 되는 듯했습니다. 대규모 연구에서 갱년기 이후 호르몬 대체요법을 받은 여성들의 유방암,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현저히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지요. 이후 젊음을 지켜주는 '마법의 약'으로 여겨지는 호르몬 치료의 인기는 떨어졌습니다. 영국에서 최근 10년간 호르몬제 처방이 반으로 줄어든 이유도 이와 관련 있을 것입니다. 폐경 이후 여성 건강에 득보다 실이 크다고 본 것이지요. 2015년 2월, 학술지 <Lancet>에 발표된 메타연구에 의하면 호르몬제를 복용 중인 여성(5년 미만이라 하더라도)의 난소암 발병 위험이 43%나 높았고, 현재 또는 이전 호르몬제 대체요법 중인 여성의 난소암 발병 위험이 37% 증가하였습니다.



그렇다면 갱년기 이후 호르몬제 복용, 어찌 해야 할까요.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들을 종합하여 판단하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의 심한 에스트로겐 결핍증(상열감, 홍조, 땀, 질 건조증 등)에는 일시적으로 호르몬제를 복용할 수 있다.

-자궁암, 난소암, 유방암, 혈전, 심혈관질환, 뇌졸증 등의 과거력이 있거나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