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움 다이어리

응답하라 1988, 공동체가 건강을 지킨다

by 움이야기 2015. 12. 8.

요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화제입니다.

이전 시리즈, 1997, 1994에 비해서 더 옛날이야기라 혹시 드라마의 주 시청자층인 젊은 세대의 공감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던 거 같은데요. 딱 덕선이 세대인 저보다도 중학생 우리 딸이 더 열심히 몰입해 보는 걸 보니 사랑에 세대 차이는 없는 것 같습니다^^.





드라마 시청자의 주 관심사는 덕선과 정환, 택이, 보라와 선우 등의 러브라인이겠지만, '응답하라 1988'을 관통하는 가장 큰 주제는 '공동체'가 아닐까 싶습니다. 쌍문동 골목길에 모여 사는 소시민들의 이야기는 정겹습니다. 음식을 하면 집집이 나눠 먹느라 아이들의 심부름은 끝이 없고, 골목길 엄마들의 수다, 이집 저집 다니며 함께 크는 아이들…. 딱 어릴 적 저희 동네 모습입니다.


지난주 방송에서는 결국, 이 공동체가 생명을 구했습니다.






퇴근 후 덕선 아빠가 술 한잔 같이하러 들렸다가 쓰려져 있는 택이 아빠를 발견하고 급하게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뇌출혈이었습니다.

의사는 30분만 늦었더라면 죽거나 살았어도 식물인간이 되었을 거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뿐 아닙니다. 옆에 도와줄 가족이 없는 택이 아빠에게 이웃들이 보호자를 자처하며 조를 짜서 음식을 해다주고 간병해주었기에 빠른 회복을 할 수 있었을 겁니다.






사회적 환경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의료사회학자 리처드 윌킨슨은 '빈약한 사회적 관계'를 건강을 악화시키는 주요 심리사회적 위험요소 중 하나로 꼽고 있습니다. 사회적 연결망이 허술하고 참여하는 공동체가 없을 때 우리 몸은 스트레스에 취약해지면서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사회적 관계와 건강과의 상관성을 밝히기 위해 셀던 코헨은 재미있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다섯 종류의 감기 바이러스에 접촉시킨 후 감기에 걸린 사람과 걸리지 않은 사람의 사회적 연결망을 비교·분석하였는데요. 사회적 연결망이 넓은 사람에 비해, 연결망이 좁은 사람들이 감기에 걸리는 경우가 네 배 이상이나 높았습니다. 버크만의 연구에서도 사람들로부터 따뜻한 지지를 받는 사람들의 심근경색 후 생존확률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세 배나 높게 나타났습니다.


요즘 다시 '마을'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공동육아, 협동조합을 만들어 함께 아이를 키우고 안전한 먹거리도 나누며. 잃어버린 골목길을 찾아 축제를 열기도 합니다.

마을과 이웃, 공동체가 우리를 건강하게 합니다.

'오래된 미래'에 희망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