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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이야기

AMH 난소기능 저하, 어린 시절 환경이 영향

by 움이야기 2016. 3. 14.

AMH(항뮬러관호르몬), 인히빈 B, FSH,  E2 등 난소기능, 

유전보다는 어린 시절 환경이 중요



난소기능저하는 난임의 중요한 원인이 됩니다. 여성은 태어나면서 평생 쓸 원시난포를 가지고 태어나는데요. 나이가 들면서 사용 가능한 난포 수는 적어지고 난소기능이 약해지면서 난자의 질도 떨어지죠. 그래서 나이가 많아지면 규칙적인 월경을 하면서도 임신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이를 되돌릴 수는 없지만, 나이 외에도 난소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인자들이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인종에 따라 뚜렷하게 난소기능을 나타내는 지표(AMH,Inhibin B, FSH, E2 등)에 차이가 있다는 연구들을 근거로 유전적인 영향이 가장 크다고 봤는데요. 같은 인종이라고 하더라도 어린 시절의 환경에 따라 난소기능 변화가 크게 나타난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학술지 <Fertility and Sterility>에 발표되었습니다. 제 영국유학 시절 지도교수님인 Gillian Bently 교수님이 주관하신 연구라 더욱 반갑네요.






영국에는 많은 방글라데시 이민자 여성들이 있는데요. 이들은 대부분 방글라데시 북동부의 Sylhet이라는 지역 출신입니다. 그래서 현재 Sylhet에 거주하고 있는 방글라데시 여성, 초경 전에 영국에 이민 온 방글라데시 여성, 초경 이후 영국에 이민 온 방글라데시 여성, 영국에 사는 유럽계 여성, 이렇게 네 그룹으로 나누어 난소기능 예측인자로 사용되는 생화학적 지표(Amh, inhibin  B, FSH, E2)가 그룹에 따라 어떻게 다른지를 조사, 분석하였습니다.





각각의 수치를 비교해봤을 때 현재 방글라데시에 사는 여성과 초경 이후 영국으로 이민 와서 사는 방글라데시 여성의 생화학적 수치가 유사하고, 초경 이전에 영국에 이민 온 방글라데시 여성은 유럽계 영국인 여성과 수치가 비슷하였습니다.

난소예비력을 나타나는 AMH는 폐경기가 되면 감지되지 않는 정도로 낮아지는데 방글라데시 거주 여성과 성인 이민여성의 경우는 45~49세경 그 수준에 이르지만, 유럽계 영국 여성이나 초경 이전 이민여성은 이보다 10년 정도 늦은 55~59세까지 Amh 수치를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 결과로 보면 같은 민족, 같은 지정학적 출신의 방글라데시 여성이라고 하더라도 초경 이전의 환경이 어떠한지에 따라 난소기능의 쇠퇴 속도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초경 이전을 방글라데시에서 보낸 여성은 방글라데시 거주 여성과 비슷하고, 초경 이전에 영국으로 이주한 여성은 영국 여성과 비슷하고요.



따라서 초경 이전의 환경이 난소기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이를 'Life history theory'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정된 에너지를 성장과 생식, 유지에 사용하며 초경, 임신, 출산, 폐경의 생애주기를 만들어가는데요. 성장의 시기에 영양이 부족하거나 노동강도가 높거나 질병 위험이 높은 경우, 생식에 분배할 에너지가 부족해지면서 기능 저하가 일어난다는 거죠. 특히, 이 연구에서는 어린 시절 방글라데시 거주 여성들의 높은 감염성 질환 위험이 빠른 난소기능 쇠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는 '인종이냐 환경이냐'라는 질문에 어린 시절 환경이 여성의 생식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Gillian 교수님께 메일 한번 드려야겠습니다.

작년에 <한방부인과학회지>에 발표했던 Amh 관련 제 논문소식도 전해드리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