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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 다이어리

한약재 '마황', 잘 쓰면 약, 잘 못 쓰면 독

by 움이야기 2011. 5. 6.

'마황', 잘 쓰면 약, 잘 못 쓰면 독

 

얼마 전 '쥐도 죽이는 무서운 다이어트 한약재 마황'이라는 무서운 제목의 기사가 인터넷 포탈을 뜨겁게 하였습니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1/04/16/0200000000AKR20110416024200017.HTML?did=1179m

 

'아니, 이런...몸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 받는 비만치료가 이렇게 위험하다니..'

많은 분들이 놀라셨을 것입니다.

저 역시 제목만 보고 너무 놀랐습니다.

그러나 찬찬히 기사를 살펴보고, 이 실험의 경과에 대해 꼼꼼히 살펴본 후 선정적인 기사 하나가 여러 사람들 불안하게 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황은 다이어트 뿐만 아니라 감기치료에 많이 쓰이는 한약재입니다. 특히, 기관지천식이나 만성기침에 탁월한 효과가 입증된 약재입니다. 또한 신진대사를 활발히하고 수분대사를 돕는 작용이 있기 때문에 비만치료에도 응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약이라고 하더라도 그 사람의 체질에 맞지 않거나, 용량이 과하다면 부작용을 일으킬 수 밖에 없습니다.

'약'이 '독'으로 작용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전문가의 상세한 진단없이 마황이 함유된 건강기능식품이나 다이어트 식품을 복용하는 것은 위험천만입니다.

 

또한 기사에 인용된 실험을 찬찬히 살펴보면, 이는 마황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실험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마황이 들어갔을 때 쥐가 죽는지를 확인해보는 실험이었습니다.

이 실험결과에 의하면  하루 1000mg/kg 의 마황이 투여되었을 때 수컷 3마리와 암컷 2마리가 숨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기사에서 밝히지 않은 사실이 있습니다.

이 실험에 사용된 마황은 일반적으로 한의원에서 사용하는 마황이 아니라 마황을 전탕하여 그 액을 건조동결한 마황건조엑기스였습니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마황 50kg을 달여 건조동결하여 마황엑기스 8.25kg을 얻었다고 나와있습니다.

그렇다면 1000mg의 마황건조엑기스는 약 6000mg의 마황을 전탕한 것이며, 60kg의 성인에게 하루 360g의 마황을 투여한 것을 의미합니다.

http://www.mjmedi.com/news/articleView.html?idxno=20764

 

과연 이렇게 많은 용량의 마황을 처방하는 한의사가 있을까요?

마황이 아니라 보약의 대명사인 인삼을 360g 투여한다고 하더라도 살아남기 힘들거 같은데요.. ^^

 

한방비만치료의 목표는 건강한 체중감량에 있습니다.

의외로 비만치료를 받으러 오신 분들 중에는 몸이 허약해서 살이 잘 안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몸이 허약하게 되면, 몸의 신진대사가 잘 안되고, 그 결과로 부피가 큰 '습담(濕痰)'이라고 하는 노폐물이 정체하면서 억울하게 살이 찌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에는 오히려 몸을 보해주는 약을 쓸 때 체중 감량이 더 잘 될 수 있습니다.

'마황'의 체중감량효과가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비만을 유발한 근본적인 원인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효과적으로 체중감량이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지요.

 

'마황'에 대한 이번 헤프닝은 약물사용에 있어서 전문가의 진단과 처방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약'은 정확히 쓸 때 약이 되는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