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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에세이

여성건강을 위해서는 성 차이를 고려한 의학연구 필요

by 움이야기 2015. 5. 2.

여성건강을 위해서는 성 차이를 고려한 의학연구 필요


움여성한의원 문현주


최근 칼럼에 제가 '성 차이를 고려한 의학(gender-specific medicine)'의 중요성을 언급했는데, 오늘 영국신문 <가디언>에 의학연구에서 여성이 배제되면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요지의 기사가 실렸습니다('The medical research gender gap: how excluding women from clinical trials is hurting our health').

 

'우리 몸의 세포에도 성별이 있다'고 말할만큼 여성과 남성은 세포단위에서부터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기사에서 소개하고 있는 예를 소개하면, 심혈관계질환의 경우도 남녀의 증상, 위험인자, 결과가 다르고, 우울증의 경우도 사춘기, 임신전후, 완경이후가 다릅니다. 미국에서 알쯔하이머를 앓고있는 여성이 남성의 두배인데 이는 완경이후 여성호르몬의 변화가 알쯔하이머 유전자의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또한 젊은 비흡연 여성의 폐암 사망률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또한 성호르몬, 특히 에스트로겐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그러나 여성은 질병의 특징, 진행뿐 아니라 약물에 대한 대사도 남성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2014년 미국 FDA에서는 수면장애에 사용하는 약물 Ambien이 체내에 잔류하며 다음날 운전 등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를 조사한 후, 여성의 복용량을 반으로 낮추도록 결정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독성학 연구나 임상연구에서 여성, 특히 소수인종 여성이 배제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여성이 포함된 연구라하더라도 성별이나 호르몬주기에 따른 세부적인 분석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는 1993년부터 모든 국가지원 연구에 여성과 소수인종을 의무적으로 포함시키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여전히 갈길은 먼 상태입니다.  

 

남성/서구/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를 기준으로 모든 이의 건강을 지킬 수는 없습니다. 연구단계에서부터 성차와 인종, 환경의 차이를 고려한 연구를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진료, 치료, 예방관리를 할 때 여성의 건강 뿐 아니라 모두의 건강이 더욱 좋아질 것입니다. (움여성한의원 문현주 원장)


<사진출처: 가디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