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에세이

시험관임신, 성공률 높이는 획기적인 DNA 검사법

by 움이야기 2015. 10. 21.




난임 부부가 증가하면서 시험관시술을 받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시험관임신의 성공률은 여전히 20~35% 정도에 머물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착상 실패 때문입니다. 시험관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착상 전 유전자 검사, 자궁내막 자극술, 면역치료 등 여러 방법이 시도되고 있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생식의학회(American Society for Reproductive Medicine)> 연례모임에서 시험관시술 시 수정란의 미토콘드리아 DNA 수치검사 후 선별적인 수정란 이식이 임신율을 높인다는 연구발표가 있었습니다(관련 기사: IVF breakthrough: novel DNA test could more than double success rates). 이 방법은 30대 중반 미국인 여성 1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시험관임신율을 약 10%가량 향상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연구자들은 앞으로 시험관임신율을 70~80%까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임신 실패, 초기 유산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수정란의 염색체 이상입니다. 특히, 염색체의 중복 과정에서 이상이 생기면서 원래는 23쌍, 46개여야 하는 염색체 수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수정란은 임신이 잘 되지 않고, 임신이 되더라도 초기 유산으로 종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염색체 이상이 없는 건강한 수정란'을 이식하여 임신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착상 전 유전자검사(preimplantation genetic screening)을 한 후 염색체 수가 정상인 수정란만 이식하여 시험관시술을 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 주목하는 것은 수정란의 염색체 수가 아니라 '수정란의 미토콘드리아 DNA 수치'입니다. 기존 옥스퍼드 대학에서 발표한 '수정란의 미토콘드리아 DNA 수치가 과잉된 경우 이 수정란이 착상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한 것입니다. 실제 검사 결과 수정란의 1/4-1/3가량은 임신으로 진행되기 어려운 미토콘드리아 DNA 수치 이상을 보였고, 이 수치는 연령 증가와 함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답보상태에 있는 시험관 임신율을 높일 수 있다는 반가운 연구결과입니다. 다만, 아직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리지는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번 소개한 연구에서도 착상 전 유전자검사로 정상 염색체를 가진 수정란을 이식했을 때 유산율은 감소했지만, 임신 자체가 잘 안되면서 최종목표인 건강한 생존아 출산율은 높지 않았다는 결과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왜 미토콘드리아 DNA 이상이 나타나는지"에 대한 해답을 얻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토콘드리아 DNA 이상을 유발하는 원인을 알아내고 이를 예방한다면 건강한 수정란을 만들면서 시험관임신뿐 아니라 자연임신율도 현저히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연구가 수정란의 건강, 생식 건강에 대한 연구와 결합하여 난임극복에 중요한 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