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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이야기

[남성난임] 약해지는 정자, 환경이 중요

by 움이야기 2015. 12. 22.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면서 여러 대책이 나오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남성의 생식 건강을 살피는 노력은 등한시되고 있습니다. 과거보다 '정자가 약해지고 있다'는 여러 증거가 나오고 있는데도 불구하고요.




최근 <Physiological Review>에 발표된 논문에서는 남성의 생식 건강과 난임의 변화 양상을 살피고, 환경, 생활인자가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논문에서는 고환암, 유전자 이상 등 남성의 생식 건강과 관련한 다양한 지표의 변화를 살펴보고 있는데요. 저는 생식기능, 정자 건강에 관심을 두고 논문을 읽어보았습니다.


1. 테스토스테론 농도 감소


남성의 성 기능, 생식기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테스토스테론 농도는 1988-89년에 비해 2002-04년에 현저히 감소하였습니다.






2. 정자의 농도 감소


지난 50년간 정자의 농도가 50% 감소했다는 Carlsen 등의 연구는 충격을 주었고, 이후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연구 데이터의 신뢰성, 방법론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하였고요. 이후 문제점들을 보완하여 재분석한 연구결과들이 발표되었는데요. 미국, 유럽, 호주 등 서구에서는 역시 정자의 농도감소가 확인되었고, 비서구에서는 정자 농도감소의 증거가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 생식력 감소


실제로 난임이 증가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연구는 없습니다. 난임 비율은 나라에 따라 인종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보통 전체 인구의 12~18%로 보고 있는데요. 긴 시긴 동안 난임율의 변화를 살핀 연구는 현재까지 없는 상태입니다. 보조생식술이 현저히 증가하였지만, 의료기술에 대한 접근성이 증가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일 수도 있고요.

WHO의 정상 정액 농도의 기준(2010년 매뉴얼)은 15×106/ml이지만, 40×106/ml 이하에서는 임신율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다른 연구들을 근거로 한다면, 젊은 남성의 20~30% 정도는 임신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10~15% 정도는 보조생식술이 필요한 정도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4. 성별 분포의 변화


이전 연구에서는 살충제나 다이옥신에 노출되면서 정자가 약해진 경우 딸을 출산할 비율이 높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원래는 남성 105명이 태어날 때 여성 100명이 태어나는 성비 51.5%를 정상으로 봤을 때, 서구 여러 나라에서는 여성의 성비가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입니다. 물론, 남아 선호사상 등으로 인한 선택적 유산이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이를 고려한 결과입니다.






저출산의 원인으로는 늦은 결혼이 가장 중요 인자로 꼽히고 있지만, 이 논문의 연구자들은 나이가 일정 정도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절대적인 요인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아래 표에서 보면 덴마크 여성의 1910년 출산 연령과 지금의 출산 연령이 거의 비슷하지만, 출산율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사회경제적 요인 등 출산율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인자들이 있지만, 이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환경과 생활인자를 가장 중요하게 꼽고 있습니다. 특히, 엄마 배 속에 있을 때 노출된 환경호르몬은 유전자를 변형시키고 고환 발달에 영향을 미치면서 출산 후 어른이 되었을 때 생식기능을 약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또한, 태어나서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환경 독소도 중요하고요.


효과적인 저출산 대책뿐 아니라 진정 생식 건강을 생각한다면 환경을 지키는 일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