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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 다이어리414

[움여성한의원 칼럼]갱년기, 질병과 결핍 아닌 성숙과 발전과정 에 연재하는 '문현주의 여성의학, 움이야기' 열한 번째 칼럼입니다.http://www.healthda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812 문현주의 여성의학(11) 갱년기, 질병과 결핍 아닌 성숙과 발전과정“외부로 향하던 에너지, ‘나’에게 집중하기” 도무지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찌는 무더위도 한풀 꺾이고 이제 아침, 저녁으로 부는 바람이 제법 선선합니다. 뜨거운 태양 아래 무럭무럭 자랐던 곡식들도 이제 에너지를 갈무리하면서 수확을 준비합니다. 태어나고 자라는 생장(生長)의 시기를 지나 거두고 간직하는 수장(收藏)의 시기로 전환하는 초가을, 갱년기 여성들은 바로 이 문턱에 서 있습니다. 저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지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합니다. 그런데 가을, 겨.. 2015. 9. 24.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 햇살이 너무 좋은 화요일, 성산동에 있는 에 다녀왔습니다.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바로 옆 동네에 있으면서도, 언제 한번 가봐야지 하다가 이제야 왔습니다.'한국에서 가장 슬픈 집'이라 불리는 이곳은 일본군 '위안부'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여전히 풀리지 않은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는 공간입니다. 조용한 주택가 골목을 따라 올라가면 꽃밭에 서 있는 꿈많은 소녀, 그리고 평생의 한을 마음에 품고 살아온 할머니를 만날 수 있습니다.이 집이 지어지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지요. 원래는 서대문 독립공원 안에 박물관을 건립하기로 하고 설계까지 다 마쳤는데 '더럽혀진 여성'을 기념하는 것이 순국선열의 명예를 훼손한다는 반대 때문에 무산되고 이곳에 개관하게 되었습니다. 어두운 지하 전시관에서는 전쟁의 포화 소리와 함께 .. 2015. 9. 16.
[칼럼] 생식이 끝난 ‘완경(完經)’을 대하는 태도 문현주의 여성의학 (10) 생식이 끝난 ‘완경(完經)’을 대하는 태도“퇴화인가, 또 다른 삶인가?” ‘완경’ 이후에도 오래 사는 유일한 영장류최근 통계청은 한국 여성의 평균수명이 84.4세로 지난 사십 년간 스무 살이나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한국 여성의 완경(完經: 과제를 마치며 완성했다는 의미로 폐경을 대신하는 말) 연령이 평균 49.7세니 월경이 끝난 생식기 이후의 삶이 전체 인생의 1/3을 훨씬 넘기는 것이지요. 수명이 길어지면서 인류는 영장류 동물 중에서 생식을 끝낸 후에도 오래 사는 유일한 종이 되었습니다. 물론 여성의 삶의 목적이 ‘생식’은 아니지만, 진화론적 관점에서 보면 ‘생식의 성공(reproductive success)’은 진화의 절대 명제이고 방향입니다. 여기서 제기되는 질문이 ‘.. 2015. 9. 8.
여성건강에 좋은 한방차 Best 5 아침, 저녁으로 부는 바람이 시원합니다. 여름내 마시던 아이스커피 대신 이제 몸에 좋은 한방차를 드시면 어떨까요?여성을 건강하게 하는 한방차, 다섯 가지를 소개합니다. 1. 당귀차 당귀는 피를 건강하게 하는 대표적인 보혈(補血) 약재입니다. 여성질환 치료에 가장 많이 쓰이는 명약이지요.평소 기운이 없고 자주 어지럽거나, 생리불순, 생리량이 적고 색이 어두운 경우 당귀차를 드시면 좋습니다.당귀는 또한 혈액순환을 돕는 활혈(活血)작용이 있어 혈액순환이 안 되는 여성, 즉 생리통이 심하거나, 하복부의 냉증이 있는 경우에도 도움이 됩니다. 2. 자소엽차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여성이라면 막힌 기운을 소통시켜주는 자소엽차가 좋습니다.신경성 소화불량, 스트레스로 가슴이 답답할 때, 또한 땀을 내는 작용이 있어 감기 .. 2015. 9. 3.
[책이야기] 어떻게 죽을 것인가 변하지 않는 세상의 진리 하나는 '모든 인간은 죽는다'는 사실입니다. 천하의 권력을 휘두르던 진시황도 '불로장생'의 약을 구하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누구나 겪어야 할 죽음이지만, 여전히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젊은 사람들에게는 먼일만 같고, 나이 드신 분들께도 입에 올리기 왠지 꺼림칙한 주제입니다. 외과의사이면서 윤리학과 철학을 공부한 아툴 가완디는 신간 에서 쉽지 않지만 반드시 물어야 할 죽음에 관한 질문을 던집니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에게(적어도 저에겐) 가장 두려운 것은 '독립된 자아'를 잃는 것입니다. 몸과 정신이 쇠약해지면서 내가 나를 돌보지 못하고 누군가에게 의존해야 하는 상황 말입니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노화의 과정이기도 하고, 질병으로 갑작스럽게 맞닥뜨릴 수도 있.. 2015. 9. 3.
움여성한의원 뉴스레터: 9월의 움이야기 No. 60 2015. 9. 1.
[움여성한의원 칼럼]의료화된 출산환경, 누구를 위한 최선일까? 문현주의 여성의학 (9)의료화된 출산환경, 누구를 위한 최선일까?“분만은 엄마와 아기가 행복한 축제여야” 최근 한 영국 온라인 매체의 설문조사 결과 10대와 20대 젊은 산모들 사이에서 ‘대중 분만(crowd birthing)’이라는 새로운 분만 문화가 유행이라 합니다. 남편은 분만실 밖에서 노심초사 기다리고 산모 혼자 외롭고 힘들게 산고를 겪어내는 21세기의 흔한 병원 출산과 달리 가족과 친구들이 분만 과정에 참여하면서 응원도 해주고 새 생명의 탄생을 축하하는 새로운(사실은 오래된) 풍경입니다. 한 사람의 분만에 평균 여덟 명이 참여한다니 떠들썩한 축제 분위기일 듯싶습니다. 출산의 의료화, 백 년도 채 안 된 일 지난번 칼럼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사람은 분만이 임박했을 때 조력자를 찾는 유일한 영장류 동.. 2015. 8. 26.
[영화이야기] 위로공단, '함께'라는 위로 언제부턴가 '노동'이라는 말이 조심스러워졌습니다. 강하고 불손하고, 빨갛고…. 뭐 이렇게 호도되면서요.그렇지만 우리는 모두 임금노동이든, 가사노동이든, 육체노동이든, 정신노동이든 매일 노동을 하며, 또 누군가의 노동에 기대어 살아갑니다. 상점에 가득한 물건들, 클릭 한 번으로 구입할 수 있는 인터넷 쇼핑물의 상품들도 모두 노동의 산물입니다.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은사자상을 받은 영화 은 여성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입니다. 가난하지만 일하면서 공부도 할 수 있다는 얘기에 어린 나이에 서울로 올라와 공단 노동자로 일했던 여성들, 열심히 일하지만 늘 가난한 비정규직 여성들, 젊은 나이에 불치병에 걸린 반도체 여성 노동자들, 과로와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비행기 승무원, 콜센터 직원들…. '구로공단'이 '.. 2015. 8. 21.
[움여성한의원 칼럼]출산의 고통은 출산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문현주의 여성의학 움이야기(8) 출산의 고통은 출산에서만 끝나지 않는다“여성의 산후 건강, 사회가 함께 챙겨야” 출산은 ‘새 생명의 탄생’뿐 아니라 여성이 어머니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입니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송두리째 변하는 일상, 환경, 모성 등의 거대 담론은 뒤로하고 오늘은 출산을 경험하며 여성이 겪는 몸의 변화, 그래서 더욱 중요한 산후조리에 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왜 인간의 출산은 ‘고통’일까?출산의 과정은 아무리 ‘숭고하고 아름다운 것’이라고 미화하더라도 ‘고통’ 그 자체입니다. 온몸의 뼈와 관절이 해체되는 듯한 아픔이지요. 성경에서는 이브가 금지된 선악과를 따먹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나면서부터 출산의 고통이 시작되었다고 하는데요. 진화인류학적 관점에서는 500~700만 년 전 인간이 직립보행을 .. 2015. 8. 5.